[기고] 기업경영과 위기관리시스템

1.사고 발생원리와 위기관리

대개 사고는 여러 개의 사고발생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해야 발생하는 동시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 요인에게 주어진 규정이나 규칙이 한가지만 작동될 때는 사고가 잘 생기지 않는 법이다. 사거리에서 발생하는 차량 접촉 사고를 예를 살펴보자. 어떤 차가 신호등이 이미 빨간 불이 바뀐 것을 보고도 부리나케 사거리를 진입하여 좌회전을 하였어도, 상대 직진 차량이 자신의 신호가 변경된 후에도 육안으로 확인 후 출발 한다면 사고가 날 일이 거의 없다. 이런 경우 사고가 나는 상황은 상대방이 정해진 1차 규정만을 굳게 믿고 육안확인이라는 2차 규정 또는 안전장치를 무시하고 차를 진행시킬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2차 안전장치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특성 때문에 사사실 여기에는 3차 안전장치가 숨겨져 있는데 신호간에 약간의 시차를 두는 버퍼가 바로 그것인데 이런 3차장치마저 실제 무시되는 상황(예를 들어 급진)이라면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발생의 원리는 세월호 사건와 같은 국가적 재난에 해당하는 사고에서도 여지없이 같은 원리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요소(선사, 항만, 선급, 선원)에 정해진 규칙이나 규정이 놀라우리만큼 지켜지지 않는 동시성이 폭발하여 발생한 큰 사건이다. 또한 쉽게 수습될 수 있는 사고임에도 사후 위기관리시스템이 취약해서 더 재난이 쉽게 마무리되고 있지 못하고 더욱 큰 사회적 고통으로 발전되고 말았다.

모든 사고가 그렇듯이 사고는 예방이 최고, 최선의 솔루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다면 빠른 수습을 하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차선의 솔루션이다.

사회적 사건 사고도 그렇지만, 기업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의 유형도 매우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마케팅, 재무, 영업, 개발, 생산, 품질, 사후서비스 등 기업 주요 활동 전반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는 언제 어떻게 기업을 위기로 몰아갈 지 아무도 모르며, 이런 위험은 늘 상존한다. 기업은 이런 위험을 예방하는 활동에 주력을 하면서도 동시에 발생된 사건 사고를 늘 빠르게 수습하는 위기관리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현대와 같이 글로벌 환경에서는 기업의 활동 환경이 늘 변화하고 있고 예기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여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과 정비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이런 다양한 상황 중에서도 자동차산업을 대상으로 제품개발과정을 중심으로 원가와 품질 관점에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현상과 발전적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자동차산업의 제품개발 프로세스의 위기관리시스템

자동차 제조기업의 경쟁력은 통상 원가, 품질 및 납기로 정의된다. 자동차산업은 3년에서 5년여에걸치는 장기적인 제품개발기간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여 경쟁사보다 더 매력적인 성능과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더욱 빨리, 더 낮은 원가로 고객에게 전달할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런 단순한 원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이어지는 예기치 못한 상항은 종종 회사를 위기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이런 단순한 원리를 기업들이 잘 적용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대개 사건 사고가 난 이후에 그 대응책을 찾는 속성 때문이다.

인류의 발전과정에서 제조업의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고 자동차산업의 역사도 그러하지만 결론적으로 자동차개발과정에서의 품질과 원가에 관한 위기관리시스템은 지금도 진화 중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위기관리시스템은 그림1과 같은 프로트로딩(Frontloading)[1] 지향 제품개발시스템을 얼마나 정교하게 프로세스적으로 또 시스템적으로 잘 갖추고 운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림1) 프론트로딩 지향 제품개발 프로세스 및 시스템

품질

자동차에서 품질과 관련된 가장 심각한 사건 사고는 인명사고이다. 이런 사고는 제조물책임(Product Liability)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 제조물책임법이 강화된 이후 기업은 이에 대한 사전 예방적 리콜(recall)에 더욱 큰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부품의 동일한 배치(batch) 또는 전체 생산품에서 결함(defect) 또는 안전성(safety)에 심각한 사안이 발생할 때 자동차 제조사들은 선제적으로 위기발생의 예방활동으로 자발적 리콜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2차적인 예방활동이다. 1차적인 예방활동은 따로 있으며 제품개발프로세스 속에 놓여 있다.

통상적으로 리콜을 하지 않아 발생되는 인명과 관련된 사고에 대한 피해보상 및 브랜드의 훼손가치 등은 리콜 추진에 따른 비용에 비해 엄청나기에 자동차제조기업은 자발적 리콜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2009년 8월 28일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Lexus ES350의 차량인명사건이 터진 이후, 야기된 자동차 페달, 발판매트, 브레이크 관련한 전세계의 직접적인 리콜 건수는 모두 860만대에 달하였다. 이후 2010년 2월까지 모두 1000만대 이상이 리콜되어 이에 따른 경제적인 손실만도 1700~1800억엔에 이르렀다. 이 사건으로 도요타자동차는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으며 2009년과 2010년에는 1950년 이래 최초로 적자를 맞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미국 몬태나의 인명교통사고 원인이 현대차의 제조결함이라는 판정에 의해 2014년 5월2억4천만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게 되었는데, 다행히 현대차의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지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 선제적인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산업의 모범생(일부는 연간 리콜 숫자가 연간 차량생산량보다 더 많다는 점을 들어 모범생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으로 불리던 도요타의 이런 재난적인 사건발생은 1차적인 예방활동인 도요타생산시스템(TPS) 및 도요타 제품개발 프론트로딩시스템과 같은 혁신적 프로세스 및 시스템이 이미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되어 품질과 관련된 위기관리시스템이 여전히 불완전함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다른 경쟁기업에도 반면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TPS와 달리 제품개발에서의 프론트로딩시스템은 도요타 외부로 잘 공개되어 있지는 않다. 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는 제조 및 생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제품설계단계에서 걸러내는 프로세스로서 DFA(Design for Assembly) 및 DFM(Design for Manufacturing)을 구현하기 위하여 고안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 또는 품질문제를 걸러내는 DFS(Design for Safety) 및 DFQ(Design for Quality)는 충분히 고려하거나 갖추지 못한 것을 2009년의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다.

도요타의 2009년의 재난적 사고 발생원인은 세계1위자동차 생산기업 조기 등극에 대한 야망, 이를 위한 해외생산 확대, 이익 증대를 위한 총원가 30%삭감의 무리한 추진, 핵심역량인 TPS 및 제품개발 프론트로딩 시스템 관리능력저하 현상 발생,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일본기업문화 등으로 분석된 바가 있다. 이런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사고가 발생하였고 천문학적인 제조물책임 배상을 맞게 되었다.

도요타의 경우 재난적 사건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2차적인적인 안전장치인 선제적 리콜 활동 등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역별로 최고품질경영자 등을 선임하는 1차적 안전장치에 해당하는 후속조치 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가

품질문제가 충격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발생시킨다고 하면 원가는 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기업의 목을 조이는 방식으로 위기를 몰고 온다. 그러나 이런 위기는 사건 사고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어떤 중대 요인이 동시에 작동할 때 심하게 증폭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1970년대 초반의 1차 오일쇼크 및 1970년대 말의 2차오일쇼크, 1980년대 말의 금융사태,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 등과 같은 외부요인의 충격에 의해서 위기가 심화된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런 위기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관리하지 못한 기업들은 파산(GM파산) 또는 매각(크라이슬러 피아트로 매각, 쌍용차 마힌드라 매각) 등이 위기 속에 빠지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GM의 경우와 같은 복리후생비용과 같은 간접비용의 고 부담 요인을 제외한다고 해도 제조원가의 경쟁력은 이런 위기관리의 핵심 요인이 됨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실제로 원가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활용한 기업(현대차, VW, Fiat, BMW 등)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GM, Ford, 뿌죠, 르노, 미쓰비시, 쌍용차 등)이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원가경쟁력이 실제로는 그림1의 제품개발 프로세스의 상류과정에서 70~80%가 결정된다는 사실이 널리 공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실제 실행에 옮길 수준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가의 발생은 그림2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대개 5가지 요인에 의해서 증가하거나 축소된다. 제품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제조원가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하게 입증된 명제이며, 동시에 제품 다양성이 고객의 다양성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이익극대화 최적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 그간의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의 성공을 가정할 때, 자동차기업이 추진하여야 하는 다양한 1차적인 안전장치들이 존재한다. 즉, 부품이나 요소의 절대숫자를 축소하는 단순화(structural Index), 부품이나 요소의 커플링(Coupling)을 단순화하기 위한 설계요인의 개선(Design Index), 부품이나 요소의 생산과정의 단순화를 염두에 둔 설계(Production Index), 참 고객의 구분 및 숨겨진 고객발굴에 의한 최적의 기능설정(Functional Index)이 그런 예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기반이 Frontloading지향 제품개발프로세스 및 시스템이며, 이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으로서의 1차적인 안전장치에 해당된다.

그림2 제품복잡성의 기여요인 (N. Orfi et al. , 2011)

Supply Chain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품개발과정의 핵심은 제품설계로서, 하류에서 발생할 잠재 문제점과 이슈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점차 상류(Upfront)로 옮겨가고 있으며 사전적으로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있다. 주지할 사실은 모든 부품을 자동차제조사가 스스로 제조 공급하지 않는다면 Supply Chain상의 부품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함께 참여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복잡하게 설계된 제품을 아무리 훌륭한 Supply Chain으로 관리한 들 제품 복잡성이 최적화된 제품을 따라갈 수 없다. 이는 원가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모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제품의 복잡성을 최대로 단순화하는 노력을 자동차제조사와 Supply Chain상에 놓인 기업들이 동시공학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이때 양측 모두 프론트로딩 지향의 제품개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1차 안전장치로 구축을 하여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60~70%가 제품개발자체가 아웃소싱되는 현실에서 Supply Chain상의 기업들의 능동적 참여와 창의력이 크게 요구된다.

그 이후에 전통적인 Supply Chain Management기법 및 Value Stream이 최적화되는 노력이 추구되어도 늦지 않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협상에 의한 부품가격 조정과 간판방식으로 불리는 실시간 공급(JIT)을 통한 불필요한 비용의 축소가 Value Stream과정의 복잡성을 축소하는 활동의 핵심이었다.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전개될 활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는 역시 2차적인 안전장치에 해당된다. 보다 적극적인 1차적인 안전장치는 프론트로딩 지향의 제품개발프로세스의 구축이다. 제품이 단순화된 뒤에 Value Stream상의 복잡성을 낮추는 노력을 기울여도 늦을 것이 없다.

3.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위기 관리 시스템과 시사점

일본 도요타와 Supply Chain기업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일본자동차업체들의 위기 관리 시스템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월 일본자동차기업들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확인한 내용은 1$당 80엔은 되어야 적어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목소리이었다. 결과적으로 새로 등장한 아베정권은 1$당 100엔대의 시대를 열어 놓았다. 이런 환경의 변화 덕에 일본자동차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의 발생한 자연재난 및 악조건의 기업환경에서 점차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을 2012년 중반에 도요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를 방문해서 사장 및 주요 책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도요타자동차 그룹의 원가 및 품질 관련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강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요타자동차는 환경이 호조건으로 움직이는 것과 별도로 30%의 총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체로 부품기업들이 절반의 개선을 추진하고 나머지 목표를 구매기업이 책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본고가 제시한 수준의 프론트로딩 시스템을 좀 더 개선하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가지 구두로 확실한 사실은 프론트로딩 기반으로 상류단계에서 제품복잡성을 최대로 축소해서 이를 통한 원가 및 품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에 절대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크라이슬러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특징은 주주이익 극대화에 있으며, 이를 위해 구조조정(Reengineering)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여 고정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익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목격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인력들이 이탈하여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점차 사라지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일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현상이기에 단기적 실적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자들에게는 별다른 반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어 보인다.

크라이슬러는 다른 미국기업인 GM 및 Ford와 마찬가지로 제조 및 생산 관련한 엔지니어링의 업무를 상당부분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는 지난 여러 해 동안의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인한 심각한 인력부족을 겪었고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서 제품설계 및 엔지니어링의 부분까지도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노력이 적지 않은 긍정 효과를 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