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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한 우물파기

한석희


 

4차산업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용어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는 다양한 은유법이 우리 주변에 소환되었다. 필자도 은유를 동원했다. 4차 산업혁명을 ‘거대한 산’에 빗대어 소개하곤 했다. 이 산은 ‘그 누구도 전체를 본 적이 없고 또 오른 적도 없는 산’이라 전제하곤 이야기를 풀곤 했다.


아주 특별한 사람을 빼곤 산에 안 가본 적이 없어서 이 은유는 잘 먹혀 들었다. 누구나 산을 가본 적이 있기에 사람들은 일단 들어 보자는 편한 표정을 지었다. 10여년 4차 산업혁명이란 플랫카드 밑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사람들의 표정이 생생하다.

산이란 은유를 사용한 배경은 이러하였다. 우선 산은 누구나 올라 본 적이 있기에 설명하기에 좋았다. 게다가 산은 멀리서 볼 때와 실제 오르면 다르다는 모두의 경험도 이야기 전개에 도움이 되었다. 누구나 아는 산이기에 한 두 마디 거들 수 있지만 실제 산에 대한 경험은 다르다는 점이 4차 산업혁명을 풀어가는 데에 편리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거대한 산이라는 명제는 나름대로 성공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 앞에 가득하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즈음 어떤 이가 다가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끝났어요. 강의도 할 게 없고 사람들도 관심도 없어요. 다른 것을 알아봐야겠어요.”


실제 그러했다. 어느 순간 강의 요청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불어난 자칭타칭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은 너도 나도 새로운 키워드를 찾기에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DX, 메타버스, 뉴딜, ESG 등으로 사람들은 몰려갔다. 유행의 변화 속에서 몰려왔다가 몰려가는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의미 있어 보였다. 어차피 모두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뛰어다니는 꼴이라고도 보았다. 여기서 부처님 손바닥은 4차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그 손 바닥위에 떠 다니는 DX, 스마트공장, 메타버스, ESG 등도 실은 모두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인 것이라 보았다. 이런 확신에 차서 가볍게 등을 돌리고 떠나는 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는 먼 발치서 다가오는 쓰나미를 바라보았다고 한다면 이미 그 쓰나미 속에 파묻혀서 한치 앞도 안보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냥 느끼는 것이고 체험하는 것이지요. 4차 산업혁명은 더 이상 먼발치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느끼시고 그리고 느낀 것을 말하세요.”




4차 산업혁명? 어렵지 않다. 진행형이고 이제는 느끼고 경험하는 중이다. 당신이 느낀 그것 중에서 특별한 것을 세상과 나누어도 된다. 여러분도 이제 4차 산업혁명 전문가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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