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유연생산, 물류자동화 그리고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위해 5G가 필요하다.” 독일 자동차기업이 추진하는 5G 네트워크 구축활동은, 이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국내 소비자에게도 좋은 차량을 공급하는 벤츠·아우디·폭스바겐·BMW 등이 모두 5G로 공장의 통신환경을 바꿔가고 있다. 예를 들면 벤츠는 통신장비기업 에릭슨(Erricson)과 손잡았다.

이들 자동차기업 대부분은 ‘프라이빗 네트워크(Private Network)’를 설치한다. 외주화에 따른 보안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다른 기업과 공공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다 트래픽이 걸려, 자사에 불똥이 튀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시스템을 아예 전용으로 깔았다. 스스로 관리하는 권한을 갖고, 필요시 스스로 제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자동차 만드는 기업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자동차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보쉬(Bosch)’도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 보쉬는 꽤 오래된 역사를 지닌 대단한 기업이다. 주로 제조로 업을 삼았는데, 공구 또는 자동차부품·자동화설비 등이 주요 아이템이다.

그런데 더 이상 보쉬를 제조기업이라 부르기에는 곤란한 사건이 생겼다. 보쉬 스스로 솔루션기업이라 부르며,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보쉬의 변화와 혁신활동이 주목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부품회사이면서도 독일 인더스트리4.0을 추진했던 그룹의 초창기 멤버이었고 한때는 의장도 맡았다.

그래선지 보쉬의 혁신활동은 자주 외부로 공개되고 드러난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보쉬는 상당한 수준에서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공급했다. 이 기업이 이제는 ‘5G’를 말한다. 왜 5G에 꽂혔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말한다. “전세계 250여개 공장을 모두 5G 캠퍼스로 바꾸고자한다”면서, 그 첫걸음으로 이미 연구소 한곳과 공장 한곳을 5G로 바꾸는 활동을 진행했다.

독일 자동차기업과 보쉬 사례는, 이들이 미래공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래의 공장은 바닥과 벽·천장을 빼고는, 5G와 사물인터넷으로 제어되는 설비·장비로 채워진다. 그 배경에 유연생산과 물류자동화 그리고 실시간 데이터분석이 있다.

이렇게 관심이 높은 5G기술에 관한 한 한국은 나름 선두에 서있다. ‘초연결속도’와 ‘초대용량’, ‘초저지연’, ‘초동시 연결대수’를 꿈꾸는 5G. 그러나 아직도 진행 중인 기술이다. 5G 요금을 내고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본인이 마루타임을 잘안다. 4G보다 20배 빠르다는 주장은, 이론이거나 실험실에서 얻는 숫자일 뿐이다. 기껏해야 3~4배 빠른 속도에 만족해야한다. 그런 이유로 통신기업들은 고민이 많다. 먼저 3.5기가 헤르츠(GHz) 대의 주파수를 이용해 전국망 서비스를 깔아야한다. 또 28기가 헤르츠(GHz)대의 주파수를 깔아, 도심지역이나 스마트공장 서비스도 제대로 해야 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 서비스 포털 오픈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사진=뉴시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들 5G통신 서비스기업이 활약하는 영역은, 시실 한 나라의 산업전체라고 봐야한다. 아주 크게 본다면 스마트도시 사업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스마트빌딩·스마트홈·스마트의료·스마트헬스케어·스마트모빌리티·스마트엔터테인먼트 등 우리생활과 관련이 되지 않는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스마트공장은 그런 여러 분야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제조에서 만들어 낼 5G의 부가가치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제조산업에 대한 5G통신 서비스기업의 관심은 높다. 이런 이유로 SK·LG·KT와 같은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은 요즘 다른 제조업 대표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았고, KT는 두산로보틱스와 협업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그룹 내 대표기업인 LG전자를 레버리징한다.

그런데 여기에 엄청 큰 손이 나타났다. 정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KAMP’ 사업을 추진하면서, 1000개 기업에 5G를 사용하도록 할 것 같다. 주로 중소·중견 기업에 그렇게 제안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KAMP를 보면 독일의 ‘KICK’이 보인다. KICK은 독일정부와 프라운호퍼와 같은 정부산하 연구기관 그리고 대표기업들이 참여해 5G활용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명칭이다. 다른 점도 있다. KICK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이 잘 안보인다. 대신 앞서 소개한 자동차기업이나 글로벌대기업 수준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점이 한국의 KAMP와 다르다.

이렇게 다른 점을 알고 추진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다. KAMP를 바라보는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의 생각은 다소 심란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는 깔아놓기만 하면 사용하는 그런 성질의 서비스가 아니란 사실을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등 개별기업이 인프라를 적극 사용해야 하는데, 이들 기업이 주저하면 5G로 돈벌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요즈음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이 직접 적용사례, 응용사례 등을 개발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필자에게도 종종 자문을 구한다. 이들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스마트공장 추진을 지원하는 방법론·교육 등이 주요한 문의내용이다. 최종 사용기업이 5G를 활용하는 스마트공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5G는 당분간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의 공통점은 5G 인프라 기술을 제공하는 동시에, 5G 응용을 위해 산업도메인 전문가인 다른 파트너기업과 협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같으면 몸을 사릴 이런 협업을, 지금은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협업이 가져오는 시너지효과의 크기에 따라 5G통신 서비스기업들의 성패가 나뉠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누가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가? 아직은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5G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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