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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국내-해외 인건비 격차를 줄이는 요소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있는 쿠카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생산공정. 이들 로봇은 ‘인더스트리 4.0’을 구현하는 핵심 장비다. 인더스트리 4.0 은 일부에게는 축복이지만 누군가에겐 독이 될 수 있다. 이물결에 잘 올라타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명암이 갈린다는 의미다. 어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미 상당한 기업이 이전의 사업 모델을 통째로 바꾸면서까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거나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보쉬는 물론 인텔까지 이런 대열에 올라타고 있다. 4 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기업 생존 원리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높여 더 높은 값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 낮은 제조원가를 실현해 필요한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더스트리 4.0 은 늘어나는 개별 고객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도 하고, 동시에 대량생산도 지원한다. 개별 고객 대응은 유연성으로, 대량생산은 디지털·스마트·연결화를 통한 이상적 제조원가 접근을 통해서다.

인더스트리 4.0 의 근본 원리는 제조공장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국가별 인건비 차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비 등을 합리적으로 절감하는 것이다. 제조 생태계가 연결되면 될수록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간접비 비중은 이상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직접비 또한 차이가 줄어든다. 쉽게 말해 한국에서 제조하든,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제조하든 제조원가가 이상적인 부근에 이르면 지역적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가공공정이나 조립공정에 자동화기계나 로봇을 투입한다면 나라별 인건비 차이는 희석된다. 제조에 따른 경비를 구성하는 에너지, 수도, 광열 비용 등도 디지털·스마트·연결화에 따라 절약된다. 지역이 어디든 경비 면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기계는 설비별로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공장 전체가 쓰는 전기료가 1000 만원이니 사무실 전기를 끄자는 막연한 목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각 설비에서 부품 1 개를 가공하는 데 쓰이는 전기비용이 현재 10 원이니 앞으로 9 원으로 낮추는 방법을 강구하자는 세부적인 목표를 일일이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정도의 관리 수준에 이르면 제조공장을 단지 인건비 때문에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 미국 기업이나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유와 비슷하다. 인더스트리 4.0 이 추구하는 이상적 제조원가는 이런 경향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다시 말해 가치사슬 위에 존재하는 모든 공급자가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상호 연결된다면, 이전의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 의한 원가들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원가가 순수한 재료비와 이상적 인건비, 이상적 경비 정도만 남을 것이다.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연결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이런 원가에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다른 기회는 플랫폼 창출과 그 선점 효과에서 나타난다. GE, 지멘스, 시스코, SAP, 보쉬 등은 이미 플랫폼 선점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더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연합작전 및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한다. GE 의 추진 사례는 돋보인다. 전통적인 발전기, 엔진, 의료기기 같은 제조 중심 기업에서 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 회사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의 ‘프레딕스(Predix)’라는 개방형 산업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프레딕스는 공장 에너지관리, 예지적 유지보수, 공장 자산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AT&T, 시스코, IBM, 인텔과 함께 발족한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컨소시엄(IIC)’도 GE 가 주도하면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조직에 가입한 기업과 기관 수가 세계적으로 230 개를 넘어섰으며, 독일 인더스트리 4.0 조직과도 협력을 통해 글로벌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런 예는 지멘스, 보쉬, SAP 등에서도 비슷하게 목격된다.

지멘스는 마인드스피어(Mindshpere), 보쉬는 i4.0, SAP 는 SAP Hana 등의 이름으로 예지적 예측, 에너지관리, 자원 최적화, 자동화 설비 연결과 유연화 등을 위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이 중 보쉬의 사례가 흥미롭다.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제조와 가전 제조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보쉬는 제조 현장의 모든 단계에서 IoT 기반의 솔루션 공급 및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보쉬가 제공하는 솔루션에는 공장물류, 검사 및 시험, 조립지원, 작업관리 등 다양하다. 그중 현장 작업자를 위한 스마트조립 지원 솔루션은 전자태그(RFID) 등의 무선 통신과 스마트안경, 센서 등의 기술이 결합된 작업자 지원 시스템이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실수 없는 조립 작업을 지원한다. 작업이 제대로 되면 초록불이 들어오는 식이다. 초보자도 일을 쉽게 처리하도록 작업지시를 받고 시스템이나 기계도 스스로 여건에 맞춰 작동하는 스마트 응답 시스템이다.

기존 사업영역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에는 로크웰오토메이션, 시스코, IBM 등이 있다. 모두 4 차 산업혁명의 정신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떠밀려 변화할 것인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한국 기업에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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